어느날 갑자기 세건은 상큼한 후렌치 파이가 먹고 싶었다. 어차피 지금은 낮이었고 트레이닝도 마친 상태였다. 파인더 넷에는 쓸만한 정보는 떠다니지 않았다. 예전 월야의 세계에 입문하기 전, 학생이었던 시절 즐겨 먹었던 과자였다. 그 중에서도 애플 맛을 좋아했지. 그렇게 달지도 않았고 뒷말도 깔끔해서 좋아하던 과자였다. 조금 밀가루 맛이 나긴했지만.


 


 아까운 슈퍼마켓에 가는데 액토플라즘 마스크는 필요 없겠지? 세건은 간단히 외출할 채비를 마쳤다. 어차피 꽤 시간이 지났으니 미치광이 테러리스트가 속편히 걸어다니고 있다곤 생각 못할거야. 세건은 지갑을 챙겨넣고 밖으로 나섰다. 가 추워서 다시 들어왔다.


 


 이제 겨울 다 간 거 아니었어? 어제 비오더니 살인적이게 춥네? 세건은 투덜거리며 목도리를 했다. 그러면서 아르곤도 씹어주는 걸 잊지 않았다. 망할놈의 빈곤진마 주제에. 으득 살벌히 이갈리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닫혔다.


 


 세건은 그때까지만 해도 가벼운 산책정도 일것이라 생각했다.


 


 


 


 


 


 


 


 


 


[이사세건] 추운건 딱 질색


writer. 나카이르


To. 현


 


 


 


 


 


 


 


 


 


 


 훙훙 칼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세건은 작게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나온 거리가 아까워서라도 계속 슈퍼마켓을 향해 걸었다. 모자를 뒤집어 쓰고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고 몸을 움추려 봤자 바람이 불어 온기를 뺏어가기 일쑤였다. 이런, 시발.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후렌치 파이 사가지고 가고 만다. 오기가 발동했다.


 


 슈퍼마켓보다 마트가 더 가까워 세건은 주저하지 않고 마트에 들어갔다. 안에 공기는 따뜻했다. 세건은 몸이 따뜻해 지는 걸 느끼며 기분 좋게 웃었다. 후드를 젖히고 목도리를 느슨하게 풀렀다. 과자코너로 가면서 세건은 생각했다. 이 과자 하나 때문에 자신이 칼바람에 칼추위를 뚫고 왔다는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울컥, 한 세건은 바구니를 집어들었다.


 


 어차피 먹을것도 다 떨어져 나가 다시 채워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칼로리를 채워야 한다. 세건은 바구니를 내려놓고 밖에서 카트를 가지고 들어왔다. 좋아, 살 수 있는 만큼 사자. 돈이 딸리는 세건이 아니었기에 돈 걱정은 하지 않았다. 몇가지 과일과 과자들을 넣었다. 


 


 


   "어라. 비- 아니, 한세건?"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의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지만 세건은 잘못들었겠거니 하고 정육점 앞에 서서 생닭을 노려봤다. 갑자기 닭도리탕이 먹고 싶어졌다. 아니, 삼겹살도 좀 먹고 싶은데…세건은 입맛을 다셨지만 별 미련없이 카트를 끌고 냉동코너로 갔다.


 


 


   "이봐, 한세건!"


 


 


 그 소리로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알게 된 세건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뒤돌아 녀석을 보지도, 대꾸도 하지 않았다. 뒤에 있던 사람이 성큼성큼 걸어와 세건의 앞에 섰다. 회색 머리카락에 적청의 오드아이. 외국인 주제에 한국말은 드럽게 잘하는 재수였다. 세건은 인상을 더 구겼지만 무시하며 아무생각 없이 물만두를 카트에 집어넣었다.


 


 


   "호오, 천하의 비스트가 냄비 앞에서 물만두를 끓이고 앉아 있다? 나 좀 구경하게 해주겠어?"


 


 


 마음 같아선 카트를 뒤집어 그 안에 녀석을 가둬버리고 싶었지만 장소도 장소였고 이 녀석의 얼굴은 주위의 이목을 끌어도 너무 끌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망정이지 많았다면-. 생각도 하기 싫은 세건이었다.


 


 


   "이봐, 한세건. 대답 좀 해보라고."


 


 


 조금 풀이 죽은 목소리에 세건은 처음으로 이사카의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봤다. 갑작스럽게 돌려지는 시선에 잠깐 흠칫한 이사카였지만 똑바로 눈을 마주봤다.


 


 


   "내가 개새끼하고 친하게 오랜만이네~ 하면서 살갑게 인사해야할 이유라도? 의무라도? 없으면 엿이나 쳐드시지."


   "그렇진 않아도 아는 척 정돈 해줄 수 있잖아."


 


 


 퉁명스레 말하며 고개를 살짝 돌리는 이사카를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다 세건은 카트를 끌고 계산대로 가버렸다. 황급히 자신이 살 목록을 체크하더니 이사카 역시 계산대로 갔다. 아르쥬나로 배달해 달라고 하며 세건을 뒤돌아보니 그도 배달할 생각인지 직원에게 집 주소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곤 자동문에서 멀찍이 떨어져선 목도리를 질끈 묶고 후드를 쓰곤 나가버렸다. 


 


 추운 걸 정말 싫어한다고 말했던 마스터의 말이 맞았다. 그땐 죽어라 웃었는데 직접보니 귀여워 미치겠다. 잠시 이사카가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세건은 빠른 걸음으로 벌써 저만치 앞에 가고 있었다. 이사카는 황급히 그를 따라 나섰다. 


 


 


 


 


 


   "한세건. 비스트! 한세건?!"


 


 


 세건은 무시. 무시. 무시. 시종일관 무시했다. 말하려고 입을 열면 그나마 있던 온기도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그것만은 절대 사양이다. 그리고 어차피 거리엔 추워서 나와 있는 사람은 없다. 부를테면 부르라지. 하지만 거슬리는 건 말해야겠다. 세건은 뒤돌았다. 매서운 바람이 등을 때렸다.


 


 


   "개새끼야, 너 왜 자꾸 나 따라오냐?"


   "니 아지트가 목적지거든."


 


 


 아까전에 큰 소리치며 불렀을 때완 달리 여유넘치는 웃음을 입에 달며 도시락통을 눈 앞에 대고 흔들며 웃는 그 꼬락서니에 세건은 오작육부가 뒤집히는 기분을 맛보았다. 뭐? 하고 세건이 어이없게 반문하자 이사카는 한심하다는 눈초리로 세건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 시선이 기분 나빠 세건은 미간을 더욱 좁혔다.


 


 


   "아무리 춥다곤 하지만 추위에 뇌까지 얼어버린거냐, 한세건?"


 


 


 비아냥 거리는 이사카에 세건은 절로 주먹이 쥐어지며 부들부들 떨렸지만 상대는 능력을 잃었어도 리림. 힘으로 당해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세건은 자신이 참 참을성 많아졌다고 생각하며 획 뒤돌아 자신의 아지트로 향했다. 이사카는 말 없이 세건의 뒤를 따랐다. 그들이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마트의 배달차가 세건의 아지트에 도착했다. 넉살스레 아저씨가 이사카에게 인사했다.


 


 이사카가 자주 마트에 들려 안면을 익힌 사이인지 아사카도 별 무리없이 마주 인사했다. 세건은 그 모습을 보며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내 짐이나 들고와라."


 


 


 이사카가 반문할 새도 없이 아저씨가 이사카의 두 손에 묵직한 봉투를 들려주곤 인사를 하고 차를 몰아 저 멀리 사라졌다. 


 


 


 


 


 


 부엌 식탁에 짐을 내려 놓으며 이사카가 작게 투덜거렸다. 그리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척척 정리를 했다. 세건은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플렉스 메디칼의 젊은 총수가 화면에 잡혔다. 베, 베이…컨? 이었던가. 서린의 대타로 뛰는 녀석이?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하며 뉴스에 집중하고 있을 때 쯤 부엌에서 소리가 들렸다. 뭐지? 뺴꼼히 고개를 내밀고 보자 안에선 이사카가 앞치마를 입고 요리 중이었다.


 


 


   "너 뭐하냐?"


   "보다시피 요리 중이다만?"


 


 


 왜? 라고 물으려는 세건의 의도를 안건지 이사카는 세건이 말하기 전에 잽싸게 입을 놀렸다.


 


 


   "마스터의 명령- 아니, 부탁이다. 요리 해주고 너 밥먹는거 까지 보고 오란다. 혼자 먹으라고 하면 별로 먹지도 않는다고. 다 큰 사내새끼가 자기 먹는것도 제대로 못챙겨 먹고 말이야."


 


 


 이사카가 쯧 하고 혀를 찼다. 발끈! 한 세건이었지만 예민한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가 포착됫다.


 


 


   "뭐 만드냐?"


   "닭도리탕. 먹고 싶은거 아니었어?"


 


 


 …어떻게 알았지. 세건은 소파에 털석 주저 앉아 티비에 시선을 옮겼지만 정신은 벌써 이사카가 만들고 있는 닭도리탕에 가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자신이 느껴도 평소때 자신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뭐 상관없나, 하며 소파에 몸을 묻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한세건, 밥 먹어."


 


 


 세건은 힐긋, 주방을 바라봤다. 그리곤 픽 하니 웃음을 흘렸다.


 그래, 가끔은 이것도…


 


 


   "맛없기만 해봐. 냄비를 면상에 쳐박아 주겠어."


 


 


 세건은 욱하며 이게! 거리는 이사카를 보며 킥킥 웃었다.


 


 


 


 


 


 


 


내가 썼지만 이건 뭐.........이야기 길게 질질 끌다가 나중에 대충 마무리 느낌()


엉엉 왜 이딴 글이 됫지 쓰기 시작할떈 뭔가 좀 멋진(?) 내용이었는데ㅜㅜㅜㅜ


그보다 세건이가 이사카 앞에서 닭도리탕을 먹는다닛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넹 후ㄹㅊ 파이 사실 제가 좋아하는거에요................()


 


전 걍 웃져........................


 


현 암쏘 쏘리 벗알러뷰 모얼모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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