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뭐 이정도면 되겠지.....
길이가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접어놓고 쓰겠습니다.
여기다 바로 적는거라 좀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암튼 흐름정도만 알리는 걸로 쓰는거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오타 날수도 있음(!)
이 글을 쓰면서 들은 곡은 鏡音リンーキミナシビジョン(카가미네린-네가없는시야)입니다.
음악의 영향을 받을지 안받을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안받을거에여....
그래도 은연중에 들어갈지도 모르니까 일단 적고.
노래 좋아여 가사도 좋아여 린 예쁨여 들으세여 님들(?)
"난 갈거다."
"죽으러 가겠다고?"
"그런 뜻이 아니잖아, 레젠."
"그럼 전쟁은 할 줄 알아도 싸움과 살아남는거는 할 수도 할 줄도 모르는 형님이 어딜 가서 싸우겠다고? 거긴 바다야. 거기다 요즘같은 날씨는 언제 바뀌어서 바다가 날뛸줄 모른다고. 자기 검 휘두르는것도 힘들어하는 뼛속까지 문인인 형님을 아는 인간들이 형님을 바다로 내몬다고? 그건 그냥 형님을 죽이려는거라고!! 뻔히 보이는 속셈이잖아!!"
"그렇다고해도 난 가야한다."
"싫은데?"
"레젠!!"
자그마한 방 안에서 탁자를 내리치는 소리가 울렸다. 주위 사물이 진동하는 때에도 다민과 레젠, 그 둘은 숨 쉬는 소리조차 내지 않은 채 시선을 마주보고 있었다. 레젠의 눈이 탁자를 내리쳐 벌겋게 되어버린 다민의 손으로 향했다. 살짝 인상을 쓰며 레젠이 부드럽게 탁자 위에 올려진 다민의 손을 양손으로 잡았다. 얼마나 세게 내리쳤는지 하얗던 손이 부어올랐다. 손끝으로 부어오른 곳을 살짝 문지르면서 레젠은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밝은 신록의 눈동자에 음영이 드리워졌다.
"난 당신을 그런 곳으로 보낼 수 없어."
"......."
"바다는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아. 내 기도도 듣지않아. 당신이 그런곳으로 가서 도망칠 곳도 없이 싸워야한다는걸 생각한다면 끔찍해."
"레젠."
"내 말을 들어줘요 형님. 형님을 바다로 보내면 안된다고 바다와 함께한 내 감각이 말하고 있어."
"하지만 내가 가지 않는다면 우리 가문이 위험해진다."
레젠의 시선을 피한 다민이 괴롭다는듯 내뱉었다. 레젠은 아아,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지. 라고 중얼거리며 다민의 손을 잡은 채로 다민의 앞에서 왼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귀족예절을 배우지 않았다고 생각을 할 수조차 없는 부드러운 움직임이었다. 당황해하며 손을 빼려는 것을 부드럽게 오른손으로 잡은채 이마에 대었다. 왼손은 어느새 등 뒤로 가 있었다.
"당신의 그림자가 되어 평생 당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되길 원합니다."
자신의 몸이 레젠에게 어둠을 비치는 그 때에도 레젠의 몸에서 달빛이 반사되는 그 모습은 승화될듯이 간절해서, 다민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 *
"왔는가, 하벳 2 지휘관."
"저에게 이런 높은 직책을 내려주실 필요는 없으셨는데. 감사합니다 총 사령관님."
"하하 아닐세. 이런 중요한 순간일수록 자네의 지휘능력이 더 필요한거지! 이번 전술에서도 큰 공을 세워주리라 믿고 있네."
"믿어주시는 만큼 힘내보겠습니다."
가볍게 목례를 하는 청년의 금발이 흔들렸다. 단정히 턱수염을 기른 장년의 사내가 노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브리스공국에선 보기 힘든 햇볕에 그을린 피부가 그의 모습을 더 위압감있게 만들었다. 사실 그는 가문의 중요성같은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뼛속까지 무골호인인 그는 단지 이번 항해전술에 필요한 인재를 추천받다가 주위의 문인들이 요새 공적을 올리고 있는 다민 노스 하벳을 추천하였기에 괜찮겠지, 싶어 승낙하였을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전장에서 꽤 잔뼈가 굵은것 같아 보이고, 성품도 괜찮은 것 같아 문제를 일으킬 것 같지 않아 그는 더 기분이 좋아졌다. 웬일로 그 외골수들이 제대로 된 놈을 추천할 때도 있구만. 그는 그 뒤에 있는 그들의 속셈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다.
"자 그럼 나가보세. 살아서 돌아오길!"
"네!"
총 사령관의 마지막 말에 모든 지휘관들의 대답이 천막 사이로 울려퍼졌다.
해전의 시작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노스는 살짝 눈을 감았다.
배는 순조로이 바다로 나아갔다. 하늘은 맑았고 파도도 잔잔하고 바람도 순풍이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바닷새들을 바라보며 노스는 앞으로 걸어갔다. 뱃머리에 올라간 노스는 잘 정렬되어있는 장병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조그마한 마법진이 노스의 앞에 생성되었다.
"난, 너희들을 다 살려줄 수 없다."
노스의 말은 마법으로 인해 배의 사람에게만 대화가 들리도록 되어있었다. 그리고 조용하게 말한 그 대사는 배 전체에 혼란을 일으켰다. 장병들이 웅성거리는 순간, 노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바다는 그 어떤곳보다 알 수 없는 곳이다. 물에 빠지는 순간 너희들의 생명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건 바다는 너희에게 숨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어떻게 살려고 노력해야하는지 아는가?"
"......"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노스는 딱히 대답을 들으려고 한 말이 아니었는지 그들을 한번 둘러다보곤 입을 열었다.
"이 배를 지키는 것이다."
"!"
다시한번 배가 술렁였다. 어떤 병사는 그렇구나! 라고 외치기도 했고 어떤 병사는 그걸 몰라서 못하나 병신아, 라면서 거칠게 내뱉기도 했다. 부정적인 반응은 금새 퍼져나가 노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반항적으로 바뀔때쯤, 노스가 다시 말했다.
"바다에 빠져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살고싶으면 빠져도 좋다. 하지만 이 바다에서 너희들의 땅은 이 배 뿐이다. 땅을 넓히고 싶다면 적의 배를 빼앗아라. 하지만 이 배가 무너지면 다른 배를 얻는다고 해도 다같이 죽을 뿐이다. 살고싶다면 이 배를 지켜라."
"어떻게 지킵니까?"
한 병사가 손도 들지 않은 채 외쳤다. 노스는 그 병사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가장 좋은 수비는 공격이다. 란 말이 있다. 무슨 뜻인지 알겠지."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노스는 그대로 제자리에, 라고 말한 뒤 지휘관실로 걸어갔다.
* * *
"배를 옆에 붙이게 하지 마라! 포대 전원 적의 배를 공격한다!"
"배가 너무 흔들려서 조준을 할 수가 없습니다!"
"조준은 필요없다! 눈에 보이면 그대로 쏴라! 곧 태풍이 불 것이다!! 돛을 접어라! 키가 움직이지 않게 두명이서 키를 잡아라! 파도와 정면으로 맞서지 마라!"
비가 한두방울 떨어질때부터 심상치않음을 느꼈지만 전쟁중에 날씨가 흐리다고 해서 바다 한 가운데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노스는 모자를 붙잡은채 바다의 상황을 보며 지휘를 해 나가기 시작했다. 여차하면 자신이 키를 잡아야 할 지도 모른다. 제발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해전의 기본중의 기본과 해양술의 기본을 장병들에게 주입시켰다. 거기엔 노스가 터득한 편법도 섞여있었다. 전쟁에 조준같은건 필요없다. 일단 보이면 쏘면 맞는다. 맞지 않더라도 주변에 떨어지면 타격이 심하다. 요는 먼저 공격하는것이 제일 좋다는 것이다. 적군을 발견한 후로 정찰병도 다 내려와서 전력에 투입한지 오래였다.
비는 더 세차게 내리고 바람은 점점 거세어져갔다. 여태까지 겪었던 태풍 중 제일 강력할지도 모른다. 노스는 비가 오는 중에도 식은땀이 흐를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
"파도가 너무 높습니다! 이러다간 저희 배가 먼저 휩쓸릴지도 모릅니다!"
"다섯대의 포문만 열어두고 전부 배의 균형을 잡는데 전력을 쏟아라! 적군도 이제 우리에게 신경쓸 수가 없을 것이다! 키는 이제 내가 잡겠다!"
노스가 뱃머리로 달려가는 순간 모자가 날아갔다. 제자리로 돌아가던 병사가 그를 돌아보다 놀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지휘관님.. 머리가..!!"
금발의 머리는 비에 씻겨 어느새 갈색으로 변해있었다. 날아간 모자 방향을 바라보던 비버는 시선을 돌려 자신을 쳐다보는 몇몇 장병들을 향해 씨익 웃었다.
"이제야 좀 나답게 움직이겠구만. 난 해적이다! 살고 싶다면 내가 지휘하는대로 움직여!"
"네.. 네!"
마법같은 그 자신감에 찬 웃음과 목소리에 모두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휩쓸려 비버의 지휘에 진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비버는 자신쪽으로 향해 덮쳐오는 해일을 바라보며 작게 웃음지었다.
"젠장...."
그리고 비버가 지휘하던 배는 바닷속으로 잠겨들었다.
* * *
쏴아아- 쏴아- 철퍽!
자신의 볼에 간헐적으로 닿는 물의 감촉을 느낀 비버는 천천히 눈을 떴다. 눈앞이 백사장과 아쿠아마린의 색으로 멀리까지 바닥이 보이는 바다만 가득 보였다. 몸을 일으킨 비버는 자신이 그제서야 파도에 쓸려 해변가로 왔다는걸 깨달았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바라본 그는 수평선에 검은 먹구름이 끼어있는 것을 보고 몸을 굳혔다.
"저기서부터 왔단 말야...? 운도 좋군."
팔 다리를 움직여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한번 더 자신의 운에 감사를 하며 몸을 일으켰다. 여기가 어딘지를 일단 알아야한다. 그런 생각에 한걸음 움직인 그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몸이 무거워? 아니, 몸이 무거운 게 아니라 이건.. 공기인가?'
그는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눈을 떴다. 그냥 볼 때는 몰랐는데 바람 사이로 미묘하게 흐름이 보였다. 이상함을 느낀 비버는 바다로 헤엄쳐 나갔다. 꽤 깊어져 발이 안 닿을때쯤 또 다시 허공을 바라보았다. 평소와 같은 느낌이었다. 물 속도 마찬가지였다. 아까와는 다르게 천천히 헤엄쳐 육지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느 순간 공기가 확 바뀌었다. 바다가 가슴에 잠길때 쯤에서 계속 왔다갔다 거린 그는 해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눈 앞에 있는 커다란 나무들을 바라봤다.
"여긴 어떻게 된 곳이지? 다른곳보다 마력이 집중되어있잖아."
만약 마법사가 여길 왔다면 연구해야 할 곳이라고 방방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버는 마법에는 취미가 없었고, 재능이 있어도 공부하기 귀찮아서 배우다 때려친 전적이 있으므로 그런가보다, 하며 우거진 수목들 사이로 들어갔다. 일단은 배가 고팠으므로.
* * *
"삐이이! 삐이~ 삐!!"
"응?"
한참을 주변을 돌아보던 그는 높은 울음소리에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소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니 붉은 새가 수풀 위에서 꿈틀댔다. 손바닥이 넘는 크기인데도 날지도 못하고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걸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 비버는 그 새를 들어올렸다. 자세히 보니 아직 솜털뿐이었다. 그러다가 수풀쪽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들은 비버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커다란 뱀이 튀어나왔다.
"우왓! 엄청 크네!!"
몸을 비틀어 뱀을 피한 비버는 뱀의 머리를 발로 내려찍었다. 뱀이 어찌나 컸는지 굵은 부분은 둘레가 비버의 허리만했다. 꽤 충격이 컸는지 뱀이 꿈틀거리자 뱀의 머리를 발로 눌렀다. 그리고 위쪽을 바라보았다. 잘 보이지도 않는 높이의 나무에 커다란 둥지가 있었다.
"저기서 떨어진건가.. 음?"
비버는 자신의 몸을 감싸는 뱀을 보며 아기새(?)를 한 팔로 감싸고 한 손으로 뱀의 몸통을 떼어냈다. 머리만 밟았더니 꼬리쪽에서 움직여서 몸을 조르려고 했나보다. 그리고 머리를 밟은 발을 살짝 떼어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뱀이 달려들었고 비버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빠악!!!
커다란 소리가 나며 뱀이 나가떨어졌다. 조금 꿈틀대서 긴장을 했지만 금새 축 늘어진 것 보니 기절이라도 한 것 같았다. 살짝 잘못 찬 건지 발이 저리는 것을 느끼며 비버는 등을 돌렸다. 조금 걸어나가자 뒤에서 커다란 그림자가 졌다. 비버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크기의 붉은 새가 기절한 뱀을 잡고 자신을 보고있었다. 비버는 자신의 팔에 들린 붉은 새와 그 새를 번갈아 본 뒤 품안에 있던 새가 파닥거리는 것을 보고 살짝 웃음을 지었다.
"아니 그게.. 내가 얠 어떻게 하려는게 아니라.. 위험해서 도와준 거... 으앗!"
변명을 하던 비버에게 새가 머리를 숙여 부리로 비버의 머리를 톡 쳤다. 비버가 고개를 들자 고개를 꾸벅 숙인 새가 비버에게 등을 보였다. 붉은 새의 등은 사람이 세명은 타도 남을 정도로 컸다. 나 타라고?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자 새가 끄덕였다. 비버가 조심스럽게 올라타자 새가 날아올랐다. 너무 빠른 속도에 비버는 자신도 모르게 새의 머리에 길게 나있던 금빛의 벼슬을 잡았다. 그러자 새가 속도를 조금 낮추며 둥지를 향해 날아올랐다. 둥지에 도착한 그는 둥지의 모습을 보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둥지는 피와 깃털이 엉겨붙어 엉망이었다. 알은 깨져있었고, 군데군데 새의 발로 추정되는 것이나 날개로 추정되는것들이 보였다. 둥지에 내려선 비버는 새가 뱀을 내려놓고 잡아뜯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먹이를 삼으려고 하기엔 하는 행동이 너무 처절해 보여서 비버가 조심스럽게 새의 날개 끝부분을 잡고 물어보았다.
"이거 혹시.. 이 뱀이 그런거야?"
비버를 잠시 쳐다본 새는 고개를 돌리며 끄덕였다. 그럼 새끼는 이녀석만 남은건가.. 품 안에서 삐이, 삐- 하며 우는 아기새를 바라보던 비버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뱀을 다 찢어버린 새가 비버를 쳐다보자 비버는 새에게 한가지의 물음을 더 던졌다.
"네 짝은? 지금 어디있어?"
새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이제 너같은 녀석은 너와 이 녀석 뿐이야?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비버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럼 내가 이 녀석의 형제가 될게! 내가 이 녀석이 자랄때까지 형제가 되어서 지켜주고, 이 녀석이 나중에 너만큼 크면 날 지켜줄 수 있지 않겠어? 그럼 너도 걱정이 덜 될거고! 그러니까 내가 여기에 있을동안 날 좀 돌봐주라."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잘 하지 못한 듯 한 새에게 흐히, 하고 웃어보인 비버는 품 안에 있는 아기새를 마주보며 다시한번 미소를 지었다.
"내가 네 형제가 되어줄게. 같이, 함께 자라자."
비버를 보며 반갑다는 듯 울어대는 아기새와 비버의 모습을 바라보다 어미새는 다시한번 비버의 머리를 톡 쪼았다. 그리고 부리로 둘을 쓰다듬었다. 비버가 크게 웃었고 아기새도 높게 울음소리를 내었다.
"그런데 넌 언제 다 자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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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임돠. 몰라 이젠 알아서 자라서 알아서 돌아가겠지.
저 아기새가 버피임돠. 버피 맞나? 이름 헷갈림여. 아 몰라 아니면 나중에 고치면 되지.
꽤 길어졌슴돠.. 근데 이거 짧다고 하면 난감.
비버 = 레젠 비버 하벳
노스 = 다민 노스 하벳
풀네임임돠. 제일 처음에 헷갈리시는 분 있으실까봐...
위도어->브리스로 고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 비버가 위도어를 통치할거란 사심이 들어갔었나봅니다.^.^